따뜻한 버스
air-bus
따뜻한 버스
오후 5시쯤,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다.
날도 후덥지근하고 차도 막혀 사람들과 스치는 것조차 귀찮았다.
버스 맨 뒷자석에서 한 아주머니가 아기 둘을 안고 끙끙되고 있었다.
한 아기가 큰소리로 울고 있었는데 울음을 그치지 않자 차츰 지친 승객들이 아주머니를 행해 한마디씩 했다.
아주머니가 딱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.
갑자기 버스가 멈추었다.
정류장도 아닌데 웬일인가 싶어 내다보니 선물 가게 앞이었다.
기사 아저씨가 차 문을 열고 가게 점원을 소리쳐 불렀다.
\\"아가씨! 저기 앞에 있는 막대사탕 하나 주세요.\\"
어이가 없었다.
사람들 얼굴에도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.
안에서는 아기 울음이 귓전을 때리고 기사 아저씨는 차 세워서 사탕을 사다니...
아저씨는 다시 운전대를 잡고 시동을 걸더니 큰소리로 외쳤다.
\\"어이, 거기 서 있는 학생! 잠깐만 이리 와 봐요.\\"
누군가 싶어 두리번거리니 나를 부르시는 모양이었다.
내 불만스러운 표정에 화가 나셨나?
쭈뼛쭈뼛 다가가니 아저씨는 씨익 웃으며 내게 사탕을 내미셨다.
\\"저기 뒤에 우는 애기한테 사탕 좀 전해 줄래요?\\"
순간 아저씨에게 미안하고 가슴이 찡해 왔다.
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아기에게 달려가 사탕을 쥐어 주었다.
사탕을 입에 문 아기는 이내 울음을 그쳤고 아주머니는
\\"고맙습니다, 고맙습니다\\" 라는 말만 되풀이했다.
버스에 탄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.
사탕 하나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신 기사 아저씨가 정말 멋있었다.
하용훈 님 /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